-그림 그리기
학창 시절부터 낙서처럼 끄적이던 것이 내 감정을 가라앉혀주는 느낌이 들어 파고들었던 취미.
할 줄 아는 게 별로 없던 어린 시절에는 만화가가 꿈이라고 말하고 다녔을 만큼 즐겨하던 취미였습니다.
수십 년도 넘게 이어오고 있는 취미이지만, 실력이 제자리인 만큼 그때의 즐거웠던 감정까지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는 오랜 친구 같은 취미생활입니다.
전문적으로 배워본 적도 없고, 자랑스럽게 내세울 실력이라기엔 부끄러운 수준이지만, 내면이 가장 시끄러웠던 사춘기 시절을 무난히 넘길 수 있게 도와주었던 스트레스의 해방 통로와 같은 취미입니다.
너무 재미있는 한 가지는 그림 실력과는 무관하게도 이어지는 취미 생활에 꽤 커다란 토대가 되어주고 있는 중이라는 점입니다.
옷이나 소품을 만들 때 디자인을 그려본다든지 인형을 만들 때 도안을 그리거나 만들고 싶은 예상 이미지를 스케치해본다든지 하는 식으로. 덕분에 이런저런 방향으로 취미가 확장되는 경향도 있긴 하지만.
-패브릭 핸드메이드
첫 직장이 의류 브랜드였고 그 후에도 의류 유통 회사에 다녔던 경험이 있습니다.
당시 자체적으로 수선 등을 커버하며 재봉틀 작업이 이루어졌고, 일이 많을 때에는 공업용 재봉틀 4대 정도로 업무량이 커버되었는데, 반장님으로 계시던 여사님께서 실력이 엄청난 분이셨고, 수선 실력이야 말할 것도 없고, 버리는 쪼가리 원단만으로도 아기 옷 정도는 뚝딱 작업해내시는 그런 분이셨는데, 너무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그냥 이웃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편안하고 성격 좋은 스타일이셨는데 그 실력은 장인이라...
집에 있는 재봉틀은 제대로 사용할 수 없어 모셔놓은지 수년이 지났던 상태라 문화센터에 다니면서 양재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얻은 수확은 노루발을 내리는 것을 배운 거..
결국 옷은 자급자족하며 주변에 선물하는 정도이고, 주로 소품을 디자인하여 만들고 시작했는데, 새로운 디자인을 구상하는 시간이 너무 행복해서 만들고 또 만들어 개인사업을 하면서 블로그에서 판매도 해보고, 플리마켓에서도 판매해보고, 주변에 선물도 하면서 실력이 상승했습니다. 역시 연습만이 답인 듯.
커버 스티치 (공업용으로는 삼봉) 기계를 들이고자 하였으나 이젠 인형 쪽이 위주가 되어 보류 중.
-인형 만들기
구체관절 인형을 주로 업로드하지만, 봉제 인형을 만든 적도 있습니다.
무언가를 만드는 일에는 별로 구분을 두지는 않고 하고 싶은 걸 다 하려는 타입이라 이것저것 많이 건드려보는 편입니다.
소품을 만들고 블로그에 업로드를 하며 기록을 남김과 동시에 자랑을 하는 관종이에게 어쩌다 옷을 만들면 버려야 하는 자투리 원단이 눈에 밟히기 시작했습니다. 소품용 원단이야 조각내서 패치워크를 하든 싸개단추를 만들든 활용도가 높지만, 티셔츠용 원단은 애매하게 남으면 거의 활용하지 못합니다.
버려지는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리폼을 선택했던 저로서는 활용방안을 찾아보다가 사람의 축소판인 인형을 떠올리게 되었고, 검색을 하다 보니 구체관절 인형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2000년 초반에 비싼 금액 대비 호감도가 떨어지던 인형은 약 10년이 지난 후인 2013년이 되어 비주얼이 엄청나게 업그레이드되어 있었고,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해져 있었습니다.
맘에 드는 인형을 골라 메이크업을 추가하고, 사진과 똑같은 의상을 선택하고, 가발을 선택하고.... 70만 원 초과.
그때 인형 만들기에 대한 폭풍 검색을 했고, 공부 아닌 공부도 했습니다.
몇 달을 공부하고 서칭 하다가 2013년 연말, 큰 결심을 하고 기본 재료들을 구매했습니다.
한 체만 만들면 옷을 바꿔 입혀가면서 만들어주고, 사진도 찍어주고 이렇게 하면 좋을 것 같아서. 한 번에 성공하지 못하면 두 번 하면 되니, 처음에는 만드는 자체에 집중을 하고, 다음에는 자립을 시키고, 마지막에는 예쁘게 만들어 딱 3 체만 만들자..
결국 지금은 탈포기도 사고, 커스텀도 하고, 메이크업도 하고 있습니다. 네, 그런 거죠...
취미 생활 중에 컴퓨터 프로그램 등을 다루는 디지털 취미 활동이 있습니다만, 이번에는 수작업 취미들을 간추려봤습니다. 모두 다 하려면 하루가 24시간이 아니라 240 시간이라도 모자랄 상황이라 나름대로 계획적으로 작업하는 중입니다.
물론 계획 짜고 고민하느라 하루를 소비하기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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