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구체관절 인형 헤드를 3가지 피부색으로 자체 복제를 완료했었습니다.
급하게 조색제를 추가로 투여하는 바람에 경화 중에 표면에 뭉쳐버려서 세 몰드 전부 불량이 나긴 했지만 메이크업 연습용으로는 오히려 무난한 듯 보입니다. 너무 잘 나오면 연습용으로는 왠지 부담스러울 때가 있으니까요.
일단 오늘의 주인공인 세번째 메이크업 이미지입니다.
이 아이는 세 몰드 중 가장 색상이 진한 아이인데 사람으로 따지자면 피부색이 가장 검은 편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저보단 흰 편이네요.....
기본 헤드에서 코팅과 메이크업을 거치면 색상이 다소 상이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시중 이미지를 살펴봐도 헤드와 목 부분의 색상에 차이가 나는 경우가 보기보다 있어요. 보통 얼굴에 시선이 집중이 되기 때문에 잘 신경을 쓰지 않는 부분입니다만. 조명과 그에 따른 그림자도 물론 한몫하겠지만 색상 자체가 살짝 달라 보이는 건 맞는 것 같습니다.
이 헤드는 좀 비운의 아이인데, 이번 메이크업을 올리기 전에 몇가지의 테스트 작업을 거친 아이입니다. 따라서 표면에 손상이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만, 어차피 테스트용으로 사용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과감히 표면에 기포가 드러난 자리에 주근깨를 찍어봤습니다.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것 같아서 만족스러웠습니다만 문제는 상대적으로 앞선 아이들의 메이크업 만족도가 떨어진다는 것. 기술적으로는 늘어난게 전혀 없는데 완성된 느낌의 방향이 살짝 달라졌습니다.
이때 안구도 만들어서 착용시켜준 것인데, 이 부분은 관련 정보에 관해 추가로 업로드 할 내용이 있으니 차후에 언급하기로 하고, 일단 위의 사진의 모습은 가발을 만들던 과정입니다.
왠지 새침해보이는 뾰루한 입이 제 취향과 맞는 듯합니다. 눈썹은 이전에 사용했던 화이트에 이어서 브라운을 붙여주었습니다. 블랙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는 중입니다. 비싸긴 하지만.
이렇게 꾸며놓고 나니 이전의 인형스럽던 느낌에서 살짝 사람에 조금 더 가까운 이미지로 옮겨간 듯 보입니다.
사실 구체관절 인형 만들기 과정 자체에서는 인내심이 많이 필요하긴 하지만, 이렇게 꾸며놓고 나면 꽤 흡족한 기분이 들어 자꾸 쳐다보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앞머리를 다듬어준 후 헤드는 이렇게 완성에 가까운 모습이 되었는데 왠지 작업 과정의 산발 사진이 마음에 드는 건 언제나 그런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미완성의 러프함을 좋아하긴 합니다. 뭔가 정돈되지 않은 느낌이 좋아요.
색을 조금 더 과감하게 써도 재미있을 것 같긴 한데 아직 기본형도 마스터했다고 느끼지는 못하는 입장이라 이번에도 훈련을 하는 느낌으로 가볍게 작업해봤습니다.
아래는 재미로 보는 메이크업 버전 1, 2, 3입니다.
셋 모두 같은 몰드의 헤드이고, 가운데가 미백 색상입니다. 사진상으로는 워낙 어둡게 찍힌 제일 왼쪽이 짙은 피부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중간톤의 피부입니다. 이래서 화장발이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사실상 안구도 꽤나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각자 다 다른 것들을 활용해보니 결과적으로 서로 느낌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조만간 완전히 색다른 느낌으로 작업을 할 예정에 있어서 4, 5, 6 버전이 추가될 수도 있을 듯합니다.
꼭 여러 개의 버전이 아니더라도 메이크업을 진행할 때 사진으로 남겨두면 변화되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어서 혼자서 보는 재미도 있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는 과정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부족한 작업물의 게시글들을 훗날에 보면 너무 부끄러워서 다 지우고 싶었는데, 변천사도 상당히 중요한 요소입니다. 작업 당시의 내 위치를 알 수 있는데 항상 지나고 나서야 그 당시의 위치가 가늠되기 때문입니다. 이건 물론 저만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만.
작업된 헤드 모델은 바디 하단까지 복제를 완료했었으나 가발까지 씌워놓고 보니 머리가 큰 상황이라 바디를 전면 수정하고 있는 중입니다.
여전히 단계를 업그레이드하는 성향을 버리지 못하고 USD로 시작해서 MSD로 완성하고 있어서 복제에 대한 고민이 꽤나 크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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