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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관절인형만들기

구체관절인형 헤드 원형 수정이야기

by kh korean11 2021. 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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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개안 커스텀 헤드의 시작

 

가장 근래에 헤드를 완성하여 열심히 복제하고 메이크업을 해주고 있는 원형을 커스텀하고 있습니다. 기본형 헤드는 꽤나 많은 페이지에서 소개했던 인형인데, 이번에도 어김없이 헤드를 복제하는 과정에서 불량이 탄생하였습니다.

어쩔 수 없는 일임에도 예전 같았으면 스트레스 수치가 엄청나게 높아졌을 테지만, 이번만큼은 오히려 기분이 좋을 수 있었던 것은 헤드 원형 작업을 진행하던 시점부터 반개안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평소와는 전후 관계가 다른데, 보통은 불량이 나서 커스텀하여 사용하는 방안을 찾는 경우이고, 이번에는 하고 싶은 작업이 있는데 불량품이 탄생한 경우입니다. 불량이 났는데 좋아하다니...

물론 완벽한 원형이 쭉쭉 나와서 그 중 하나를 골라 작업을 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고 노동력도 적게 드는 게 당연합니다.

그러나 막상 헤드 원형이 완전한 형태로 뽑아지면, 제 무의식에서 정신나간 사람처럼 말합니다.

'이건 메이크업용!' 

 

이번 불량 헤드 역시 대개 커스텀용으로 활용하는 경우처럼 표면에 문제가 발생한 채 탄생하였습니다. 앞선 게시글에서 언급한 적이 있듯이 형태가 아주 박살 나면 사용이 불가합니다만, 그 정도까지 나오는 경우가 흔하지는 않습니다. 보통은 애매하게 탄생하게 되죠.

이건 메이크업용으로 사용하기엔 어렵겠다 싶은 몰드를 집어들고 문제점만 수정하여 눈만 반쯤 감겨주고자 작업을 시작하였는데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던가요.

원래 기본형을 제작할 때 다소 뾰루퉁하고 심술궂어 보일 수 있는 원형을 만들기 위해 볼과 입술 라인에 힘을 주었더니, 몰드로 봤을 때는 몰랐지만 메이크업을 완료하고 나서 보니까 인형이 거의 무턱에 가까운 모습이 도드라져 보여서 거슬렸더랬습니다. 특히 사진을 찍어보면 그냥 봤을 때보다 심하게 나타나서 신경이 안 쓰일 수가 없더군요.

 

-반개안 커스텀 헤드의 진행

 

어느순간 정신을 차리고 보니 눈만 딱 고쳐서 똑같은 인형이 눈만 바뀐 모습으로 변형시켜주려던 계획은 온데간데없고 턱을 추가해서 얼굴형 자체를 바꿔주고 있는 제 모습은 이제 낯설어 보이지도 않습니다. 완성했을 때 잘 보이지는 않지만 귀도 수정했고, 코도 살짝 높여주었습니다. 모르긴 몰라도 턱의 수정은 얼굴 라인을 변화시키고, 얼굴 라인이 변화하면 다른 느낌으로 완성될 가능성이 높을 것입니다. 그런데 결국 눈코입, 턱, 귀에 이르기까지 전부 손을 대버렸습니다. 비록 메이크업만 얹었다 하면 다들 비슷비슷해지는 비주얼이 되어버리긴 하지만. 이게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이러다가 폐안 작업을 할 때에는 사이즈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건 아닌지 심히 우려되는 상황.

이언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건 이미 작업을 예상하고 있다는 얘기겠네요.

 

-작업 관련 시시콜콜한 이야기들

 

바디도 틈날 때마다 꼼지락거리고는 있는데 날씨가 너무 덥고 습해서 실리콘이나 우레탄 같은 화학소재는 들이기 망설여지는 이유로 끈덕지게 원형 작업과 메이크업만 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코팅제가 밀착되지 않으니 비 오는 날은 피해서.

겨울에는 경화시간이 늘어져서 실리콘 작업이 어렵고, 여름에는 경화가 초스피드로 이루어져 우레탄 작업이 어렵습니다. 물론 사람이 게을러지는 이유도 있겠습니다만. 네, 뭐 그렇습니다.

 

이 작업 과정은 제가 늘 그래 왔듯이 시바툴과 레드 퍼티, 서페이서를 주로 활용하여하고 있는데 제 경우 다양한 재료를 이것저것 사용하다 보니 심하게 알록달록해지기도 하고, 레드 퍼티를 표면 메우는 정도 이상으로 사용하는 편이라 중간 과정의 모습이 다소 비호감일 때가 많이 있어서 사진을 올릴 때 조금은 신경을 쓰는 편입니다.

색상이 많이 뒤죽박죽인 상태로 작업을 하다가 서페이서를 한 번에 도포하면 왠지 많은 과정을 한번에 마무리한 것 같은 느낌도 들고 좀 뿌듯함이 더 큰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는 좋아합니다. 그래서 제 작업은 대개의 과정이 지저분하기도 하고. 그나마 요새는 나아진 게 예전에는 파란색의 레진도 사용했고, 연두색의 폴리 퍼티도 사용했었으니 총천연색 원형이라는 측면에서 알록달록 정신없는 비주얼로는 어딜 가도 압승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합니다.

따라서 최상단의 현재 상황 이미지는 재료의 색감이 많이 차분해진 원형의 모습이 되겠습니다. 비록 언제 정신 나간 색감으로 변할지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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