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라 그런가..
한참을 고민하면서 둘러보다가 벚꽃느낌과 가까운 핑크 색상의 원단을 골라서 아주아주 간단한 방법으로 파우치를 만들어봤습니다. 사각형 모양으로 그리고 자를 수만 있으면 가능한 방법입니다.
눈썰미 좋으신 분은 아래 사진만 보시고도 파악이 가능하겠지요.
늘 그렇듯이(?) 오랜만의 작업은 실수를 수반합니다.
스냅단추를 너무 안쪽으로 달아서 뚜껑이 초가집처럼 떠버리는 현상이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이걸 다시 작업하는 것은 간단한 일이겠으나 이미 단추 암수 자리를 바꿔달아서 한 번 재작업을 했기 때문에 그냥 넘어가기로.
길게 사각형을 잘랐어요.
단순한 작업을 위해 꾸미는 재료는 사용하지 않기로 하고, 대신에 원단에 힘이 없는 편이라 3온스 접착솜을 붙여주었습니다. 원래 파우치 작업에는 2온스 접착솜을 사용하지만, 3온스 자투리가 유난히 눈에 띄더라는..
31cmx13cm사이즈였겠습니다.
재단을 할 때에 위의 사진과 같이 자를 사용하기는 했으나 제작 당시에는 사이즈 측정을 하지 않았습니다.
시접을 0.5cm 정도로 했으니 (노루발 끝에 맞춰 재봉) 완성 사이즈를 볼 때 시접 포함 위의 사이즈로 컷팅했을 것으로 보이네요.
메인 겉감이 너덜거리니 솜부터 잽싸게 부착시켜 주었습니다.
그리고 트윌 40수 원단을 동일한 사이즈로 잘라 겉감의 겉면과 안감의 겉면이 마주 닿게 올려두고 창구멍을 4-5cm 정도 남기고 4면을 재봉해 줍니다. 풀샷이 없어서 그림으로 그려봤습니다.
위와 같은 방식으로 작업을 했습니다.
식서란, 롤에서 원단이 풀리는 방향으로 신축성이 없는 결방향인데, 의류 원단 아니면 큰 의미를 두지는 않긴 해도 습관적으로 맞추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제가 사용한 이번 원단은 가로세로가 확실히 구분되는 원단이라 맞춰야 하긴 했고요.
혹시 구매한 패턴에서 저 화살표가 (도안 위에) 있다면, 신축성이 없는 결 방향을 화살표 라인에 맞추시면 됩니다.
다시 이번 작업으로 돌아와서,
저는 그레이딩을 참 귀찮아해요. 중요한 작업이면 하겠는데 제가 쓰기 위한 것들은 생략하는 과정이 더러 있습니다.
취미생활을 숙제처럼 하는 것은 지양하자는 주의인지라..
겉감을 대충 잘라서 접착솜 위에 올려놓고 솜을 똑같이 자르고 부착해 준 후 안감도 겉감을 올려두고 똑같이 잘랐어요.
따라서 그림과는 다르게 솜이 겉감의 끝까지 부착이 되어 있겠죠.
그런데 이게 뒤집어서 접는 방식으로 작업을 하게 되면 너무 뚱뚱해집니다.
보통은 시접 부분을 빼고 부착을 하시던데 어쩌다가 세탁이라도 하게되면 안쪽에서 솜이 떨어진 게 느껴질 때가 있기 때문에 제 경우 끝쪽을 재봉틀로 살짝 밟는 형태로 제작을 해요. 그런데 이번에는 사이즈가 같으니, 세 겹을 창구멍을 남기고 재봉해 준 후 위쪽 중앙의 원 안에 있는 사진과 같이 솜의 불필요한 시접 부분을 잘라내 주었습니다.
이 방법도 꽤 많이 사용되는 방식입니다.
창구멍을 통해 뒤집어줍니다.
창구멍은 긴 쪽의 직선 라인에 내주는 게 재봉을 할 때에도, 뒤집을 때에도, 막아줄 때에도 편리합니다.
이번에는 오랜 친구잉 싱거미싱을 뒤로하고 비교적(?) 새 친구인 혼스 미니재봉틀을 사용해서 작업을 진행했는데, 아주 간단한 작업을 소개할 때에는 사용도구 또한 접근성이 좋은 쪽으로 소개하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혼스 미니재봉틀로 뒤집은 원단의 사방을 모두 재봉틀로 봉제해 주었습니다.
이때에 창구멍을 자연스럽게 막아줄 수 있어요.
뚜껑감을 남기고 몸통 부분이 될 만큼 접어 올려줍니다. 저는 10cm 정도를 접어 올렸는데 이건 순전히 취향인 것 같고,
뚜껑감을 조금 덜 남기려면 1-2cm 정도는 더 올려주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단, 몸통이 접히는 형태이므로 1cm를 올리면 뚜껑감은 2cm가 줄어들게 되는 점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재봉틀로 하고 싶었으나 일단 혼스 미니재봉틀은 작업이 불가한 두께입니다. 양 옆을 공그르기로 막아주었습니다.
핸드메이드에서 손바느질은 결코 나쁜 것이 아닙니다. 조금 번거로울 수는 있어도.
뚜껑감이 좀 큰가.......킵고잉!
가벼운 소품에는 스냅단추를 주로 사용합니다. 그리고 손으로 바느질을 해줍니다.
그렇지 않으면 손바느질을 전혀 하지 않는 경우도 생기게 되는데 그러면 핸드메이드 느낌이 조금 약하다고 느껴집니다.
내가 하나하나 작업하지만 기계가 재봉하므로.
저와 같은 사이즈로 제작을 하시게 되면 이 정도의 사이즈가 나옵니다.
옆면이 손바느질로 공그르기 되어 재봉틀로 두 겹을 눌러박을 때보다 유연하게 벌어지기 때문에 최대 수납공간이 더 커지게 됩니다. 생리대 중형 2개, 팬티라이너 5개가 들어가는데 더 넣어도 들어는 갈 것 같네요.
레이스도 바이어스도 넣지 않은 작업은 참 오랜만인데 원단에 무늬가 있어서 심심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재단은 사각형 딱 한 사이즈로만 작업해서 재봉하고 손바느질하고 단추 달고.. 어려운 작업이 하나도 없는 생리대파우치 만들기 작업이었습니다. 사실상 다용도 파우치로도 사용할 수 있고 살짝만 응용해도 꽤 넉넉한 수납파우치로 제작이 가능해집니다. 이번 기회에 드디어 파우치를 바꿀 수 있게 되었네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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