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가정용 재봉틀을 사용합니다. 이 아이는 거의 중고로 나오거나 간간히 보이는 정도로 오래된 아이.
20년이 조금 안 된 것 같습니다.
10년 전에 본가에 있던걸 제가 쓰려고 했을 때는 작동이 되지 않아서 AS를 한 번 보내야 했고, 업체에서 쓸 일이 없더라도 한두 달에 한 번씩은 돌려주어야 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기름칠이 필요했던 거죠.
1. 정확히 진단해야 정확히 고칠 수 있다.
사람의 병도 진단이 정확히 내려져야 그에 맞는 치료를 하게 되듯이 기계 또한 당연히 문제점을 찾아야 합니다.
제 재봉틀에 생긴 문제점은
첫째로, 전원이 들어왔다 나갔다 하는 상태라 선의 접속에 문제가 있는 듯했습니다.
예를 들면 휴대폰 충전기가 충전이 되다 말다가 하는 경우 선을 살짝 건드려주면 되는 경우가 있는 것과 같은 상황입니다. 이럴 때에는 어느 순간 기능을 상실하게 됨을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두 번째로, 장력이 맞지 않거나 실이 엉키는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상황에 대한 문제였습니다.
이럴 때 무리하게 진행하면 밑실이 북집 알의 입구에서 빠져나오는 현상까지 생깁니다. 그러면 그다음으로 자연히 따라오는 상황이 윗실의 끊어짐 혹은 밑실의 엉킴이 됩니다.
두 번째 경우에는 밑실이 너무 헐겁거나 윗실의 장력이 너무 강하면 생기는 경우가 많은데, 그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실을 연결구간마다 살짝씩 당겨본 결과 위의 사진상의 빨간 동그라미 안쪽에서 꼼짝도 안 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2. 필요재료 및 부자재
그래서 이번에 제가 구매한 재료는 총 3가지입니다.
WD-40입니다. 윤활제인데 녹이 슬거나 하는 등의 금속 표면의 문제에 사용하는 제품입니다.
본래 미싱 기름 (미싱 오일)만 사용하면 되긴 하지만, 제 경우 워낙 오랜 기간 방치한 탓에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구매했습니다.
미싱 기름입니다.
처음에 미싱을 사면 부속에 들어있긴 한데 지금까지 남아있을 리가 없습니다.
전에는 동봉된 미니 기름을 사용하긴 했었는데 어느 순간 그 용기가 말라있었고, 그 후로는 손대지 않았습니다.
몇 년 된 것 같아요........
한번 바르면 실에 기름이 묻고 양 조절에 실패하면 흘러내리는 경우고 있으니 솔직히 항상 재봉틀을 활용하는 경우에도 쉽지가 않고 많이 안 쓰는 시기에는 잊어버리고 뭐 그렇습니다.
공업용 쓰시는 분께서는 식용유를 써도 된다고 하셨는데 저는 그 고소함을 이겨낼 용기가 없습니다.
오래된 모델이라 신상품 찾기도 어려운데 부속이 있을까 싶었지만 찾았습니다.
구형 모델은 페달선과 플러그 선이 한 곳으로 연결되어 미싱 바디에 연결됩니다. 많지는 않아도 있긴 해서 기쁜 마음에 구매했는데 출발이 하루 이상 늦어지길래 들락거리다 나중에 보니 더 저렴한 사이트가 있더라고요.
왼쪽이 기존에 장책되어 있던 기본 선이고, 오른쪽이 이번에 구매한 선입니다.
디자인도 그렇지만 사이즈 자체가 살짝 다릅니다. 왼쪽의 기존 페달은 사용 흔적이 역력하군요.
검색을 해보면 해외배송 제품들이 뜨던데 해외직구 제품은 위의 사진처럼 220V가 아니라 110V로 판매되고 있으니 혹시 구매하시려는 분들은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3. 완료 후 테스트 재봉작업
WD-40 뿌리고 어느 정도 기다렸다가 뻑뻑한 부분에 오일 발라주고 실을 왔다 갔다 손으로 움직여주어서 부드럽게 움직이는 것을 확인한 후 전원선을 교체해준 상태에서 테스트 재봉을 해봤습니다.
처음 다뤘던 그때의 느낌이 새록새록 기억이 나네요. 너무너무 잘됩니다.
원래 이 기회에 바꿀까 생각했는데 장력 숫자 따로 있으면 좋겠고, 땀 폭 조절도 따로 있으면 좋겠고, 수직 가마면 좋겠고, 뭔가 빨리 고장 날 것 같아 디지털 화면은 없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여 찾아보니 신형도 아니길래 그냥 고쳐버렸습니다.
구매 총금액은 택배비 포함 약 44,000원에 살짝 못 미치니 10년쯤 더 사용한다 생각하면 가성비 끝판왕입니다.
WD-40은 분무형이고, 오일도 투입구가 따로 있어서 오픈하지는 않았지만, 잘 닿지 않는 곳이나 신경 써야 될 부분이 있으면 간단히 분리해서 작업하는 것도 좋긴 합니다.
제 경우 재봉틀 작동 시 노란 불이 들어와서 그냥 빼버렸는데 위의 화살표 위치 깊이 들어있는 나사를 하나만 빼주면 왼쪽 바디 부분이 간단히 열립니다. 각도만 잘 맞춰주면 분리와 합체가 생각보다 간단하니 구형 모델 전구를 갈아야 하는 경우 알아두면 좋긴 합니다.
그러고 보니 저는 본봉이나 오버록까지도 전구 교체를 한 적이 없습니다만, 다른 브랜드였던 회사 제품은 교체 주기가 굉장히 빠르던데 신기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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