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세 쪽으로 눈을 돌려보면 그리 비싸지 않은 옷도 많은 시대입니다. 디자인의 유행에 따른 것이든, 내구성에 의한 것이든 그만큼 수명이 짧아진 경향도 있지만. 그러나 좋아하는 옷은 마르고 닳도록 입게 되고, 사소한 문제가 발생해도 끈덕지게 입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는 옷을 만들기도 하고 리폼하여 입기를 오래 하다 보니 주변에서 옷 안 사도 되겠다는 소리를 종종 들었습니다만, 사 입는 경우도 많지 않겠습니까.
10년 정도 되는 기간 동안 슬금슬금 작업을 진행하면서 과정을 공개해왔고, 종종 업무에 활용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취미 생활인 만큼 좋아하는 옷만 리폼하고, 편안한 스타일의 옷만 만들어 입습니다. 따라서 간단한 작업을 위주로 하고 있는 편이고, 실력도 딱 그 정도 되겠습니다.
오늘은 제 경험을 바탕으로 수선을 하든 리폼을 하든 집에서 쉽게 고쳐 입을 수 있는 것들은 따로 구분하고, 고치고 싶은 부분에 따라 활용할 수 있는 간단한 방식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우선, 옷의 리폼은 어떤 부분이 문제인가를 파악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디자인 변형의 경우 기초에서는 벗어날 수 있어 이번 주제에서는 맞지 않는데다가 내용이 너무 장황해질 수 있는 우려가 있어 제외하고, 간단한 기초 방식으로 작업할 수 있는 상황을 상의를 기준으로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늘어난 옷은 늘어난 해당 부위만 잘라 재조립하기
여름 나시가 늘어지면 불필요한 치수를 잘라내기도 하고, 소매가 늘어진 옷은 소매 시보리를 분리한 뒤 불필요한 길이를 잘라낸 후 시보리 원단을 다시 연결해주는 식입니다.
기본적으로 필요 치수를 알면 좋긴한데 모른다 해도 지금 잘 입고 있는 동일한 품목의 치수대로 작업해주어도 좋습니다. 이때, 원단의 성질이 비슷한 것으로 맞추는 것이 베스트이긴 합니다. 신축성에서 차이가 생기면 같은 치수라도 입었을 때의 착용감이나 핏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니트류가 늘어졌을 경우에는 미지근한 물에 세탁하면 수축하여 줄어들게 되고, 반대로 줄어들어서 작아졌을 경우 물에 린스를 펌핑하여 린스 물에 담가놓은 후 모양을 잡아가면서 늘려주고, 섬유 유연제를 희석한 물로 마무리하면 어느 정도 복구가 되므로 이 경우는 제외하였습니다.
위의 이미지의 나시는 한참을 입어서 늘어진건데 당시에 제가 너무 좋아하던 것이라 고쳐입은 것인데, 자른 선 오른쪽의 원단을 제거하고 바이어스만 살려둔 뒤 왼쪽에 잘린 원단 부분에 바이어스를 손바느질로 재연결해서 사이즈를 줄였던 작업 예시 사진입니다. 간단히 작업할 수 있고 재봉틀이 없어도 되는 작업이라 많은 호응을 받았던 작업입니다.
- 마음에 들지 않는 부위를 간단히 수정하기
간혹 여름 티셔츠가 두께감이 있어 한여름에도 입기 힘들고 짧은 소매라 다른 계절에도 입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나 인터넷 구매의 경우 원단을 만져볼 수가 없으니 소재정보를 확인하지 않으면 이런 식으로 쇼핑에 실패하는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모델 언니들의 미모에 홀려서...
어쨌든, 이런 경우에는 소매 부분을 진동선 봉제 라인의 박음질 실 부분을 뜯어준 후 여분의 다른 원단에 그대로 따라 그려서 길이를 충분히 늘려준 다음 재봉하여 긴팔 소매로 변경해주는 식으로 작업하기도 하는데 패턴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있지 않아도 필요한 소매 기장만 알면 작업이 가능한 의외로 간단한 방법입니다. 다만 이렇게 추가되는 부분이 필요한 방식의 경우에는 소매용 원단만 따로 마련되어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번거로움이 있을 수는 있겠습니다.
위의 예시 이미지는 과한 퍼프 형태의 소매로 인해 입기에 꺼려진다는 옷을 긴 팔소매로 고쳐서 돌려준 경우입니다.
여름 면티셔츠인데도 두께감이 있는 이유로 과감하게 간절기용으로 리폼해서 완성을 해준 경우가 되겠습니다.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반팔 소매의 끝 마무리가 시보리 형태이기 때문에 해당 원단을 살려서 긴팔 소매 끝에 연결해주었습니다. 리폼을 할 때에는 기존의 원단을 최대한 활용하면 보다 편하게 완성할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도해보고 싶지만 막연한 분들을 위해
예로든 작업들은 엄밀히 말하면 리폼과 수선의 경계에 있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한 방식이지만, 결과적으로 디자인을 다소 변형시킨다는 측면에서 리폼으로 분류해봤습니다.
사실은 이 외에도 옷의 상태가 다양한 만큼 방법 또한 다양하게 생각해볼 수 있겠으나 상의를 기준으로 한 간단한 방법들 중 대표적인 케이스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리폼이든 수선이든 옷이 너무 오래되거나 혹은 많이 입어서 원단이 전체적으로 낡거나 하는 경우에는 낡은 옷을 리폼하여 낡은 옷이 완성되는 등의 한계가 있을 수 있지만, 그러한 경우라도 내 몸에 잘 맞는 옷이라면 처분하기 이전에 분리해서 패턴을 따라 그려 만들어 입는 등으로도 활용 가능합니다. 이렇게 옷 만들기나 리폼 등의 핸드메이드 작업에 대한 기초를 다져놓으면 실생활에 매우 유용할 뿐만 아니라 구매한 제품들의 활용도를 높일 수도 있습니다. 기본 형태라도 패턴의 형태에 대한 이해 정도만 있어도 훨씬 다양한 작업을 수월하게 할 수 있으니 알아두면 매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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